산중턱에 사철 푸른 단벌옷을 입고
짐짓 견실한 척 서 있는
임대책중한 소나무 같은 남편은 싫고
당신과 더블어 보헤미안으로 살면서
에스프리로 시를 적는
분방호탕한 들꽃이었으면 합니다.
만날 때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귀전에 대고 윙윙거리는
시끄러운 날파리 같은 남친은 싫고
당신과 함께 무욕과 지족을 이야기하며
속살속살 흘러가는
청쾌한 나릿물이었으면 합니다.
때 빼고 광 내고 번듯하게 찾아와
극렬히 사랑하다가 탁란하고
도망치는 뻐꾸기 같은 애인은 싫고
당신의 이마에 맺힌 이슬땀을
서분서분 닦아 주는
으늑한 솔솔바람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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