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별사(別辭)

햇살 이해수 2021. 10. 9. 05:59

별사(別辭)

 

갑이별한 후

 

어제 저녁에

벌컥벌컥 마신

이별주는

고작 한 말 정도인데

 

혼자가 된

 

오늘 새벽에

벌씬벌씬 흘린

혈루량은

대략 서 말 닷 되가 넘더라

 

그래,

세상 어디에

‘순한’ 이별이 있으랴!

 

뭉크의 이별

 

뭉크는 늘 자신을 검정색으로,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을 하얀색으로 표현했다.

그의 연인은 하얀 빛이 되어 나타났으나,

가슴에 상처만을 준 채 연기처럼 사라져 가고

뭉크는 그것을 감내해야 한다는 듯 심장을 쥐고 있다.

그리고 한때는 하나였던 그의 연인은

아지랑이처럼 연기처럼 그를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자기의 길을 가는 듯 하다.

뭉크의 이별은 그가 그녀를 얼마나 큰 존재로

생각했는지를 나타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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