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명성산 억새

햇살 이해수 2021. 10. 13. 07:18

명성산 억새

 

어디서 무엇하다

이제야 오셨는지

피맺힌 설움과

눈물로 얼룩진 한살이

 

밥 한 술을

구하기 위해서

연신 굽실거리며

살아왔던 사람을

 

자신의

뜨거워진 맥박을

저기 광장에

쾌히 바쳤던 사람을

 

돈냄새 진동하는

풍진세상 버리고

부초처럼 둥둥

떠돌아다녔던 사람을

 

어금니 앙다물고

끙, 견디어 낸

인간사

상처투성이인 사람을

 

눈물겨웠지요

아주 잘했어요

하 외로웠겠네요

고생들 많았습니다며

 

바람의 우향우!

구령에 따라

일제히 몸을 움직여

열렬히 환영해 주는

 

명성산

산기슭 마을의

인정 많고 따사로운

억새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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