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눈 2

햇살 이해수 2022. 12. 15. 16:55

눈 2

 

사람들의 타는 밑속처럼

잔뜩 째푸린 목요일 하오

하늘문이 제풀로 열리고

누가 바가치눈을 내쏟는다

 

올겨울엔 눈이 보귀했는데

여의도발 떠도는 설화에 

흰 눈이 보태 졌으니까

말 그대로 설상가상이다 

 

그나저나 저 쌓인 눈을

툴툴 털며 걷는 사람들 속에

수부룩한 걱정거리를

난 어떻게 털어야 할는지?

 

세상을 알아 간다는 것은

그만큼 저승에 가까워지는 것!

젠장맞을, 그니처럼 터분한

종생기라도 써야 할지도....

 

눈이 내리면 눈과 함께

제 상념들이 소복히 쌓이지만

잣눈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녹아 없어지잖아

 

빙하기에도 빙하가 녹았듯이

작금의 심려도 넌짓 녹으리라

늘상 시끌벅적한 광장에도

제설작업이 곧장 시작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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