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날....
당신의 마지막 말이 생각났다
─왜 그런 말을 하지?
─당신이 원하는 걸 못해 줄 것 같아서
시를 적다가 또 생각났다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가 도착하기도 전에
포기한 당신의 사랑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만
항시 비뚜루 선 채 야유와 비웃음만 보내고 있는
이 막돼먹은 시대에
온혈과 더운약은 물론이거니와 열루까지도
서슴없이 나에게 건네주던 당신은
미워해서도 원망해서도 안되는 사람,
더없이 고맙고 감사한 사랑이다
내 맘이 닿을 수 없는
아니 닿아서도 안되는 곳으로
당신을 보내 놓고
여기 이별의 광장에 서서
수북이 쌓여 있는
아쉬움과 회한덩이를 가만히 보고 있다
고스란히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다
나는 무슨 수로 극복할 것인가
솔직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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