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좀비다!
번드레한 저혈(豬血)은 거부하고
순수하고 담백한 적혈만을
벌컥벌컥 마시고자 하는
나는 지독한 왼손잡이의 좀비다
제 부조리를 합리화하는
온갖 가지의 이데올로기를
억패듯 물어뜯고자 하는
나는 신랄한 반체제적인 좀비다
자본의 신 앞에 넙죽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는 자들을 쫓아가
관계의 밥줄을 끊어버리고자 하는
나는 자발적 가난뱅이의 좀비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소?"
오랜만에 만나본 지인들마다
날더러 좀비처럼 말랐다고 하는데
나는 벌써부터 취생몽사의 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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