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삼악산 기어오르기

햇살 이해수 2021. 12. 10. 07:12

삼악산 기어오르기

 

자본의 정글에 갇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상은 내팽개쳐 버린 채로

공기처럼 거풋하고

구름처럼 무사안일하게
삼악산 초입에 들어선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내 맘 다 알아 줄 것 같은

당신과 함께라면
천길 낭떠러지가 두려우랴!


서릿바람을 맞고도

여태껏 살아 피어있는

구절초에 진한 감동을 맛보고

다리가 하들하들 떨리지만

발밑 의암댐의 

싱싱한 붕어섬에 군침을 삼키면서


골바람이 영차 등 밀어주고

햇살이 꽉 손잡아 당겨 주고

삐죽빼죽한 바위너설이

인내의 크기를 물어보는 

삼 악악악 산에 올라서 보자

 

그것 봐,

오르다 보니 벌써 용화봉이지?

묵묵히 보람을 맺어 본 오늘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서로의 안부를 챙겨 주는

이야지야 콧노래도 흥겨운 하산길


신선들의 등선폭포를 지나고

금강굴을 빠져나와서는

인간들의 주막집에 앉아

땀 묻은 무용담을 안주로 삼아

시원한 탁배기 한 사발

 

"난 말이야 

세상 끝날까지

이렇듯이

당신의 길동무가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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