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릉에서
중종과 장경왕후 윤씨의 희릉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의 효릉은
어물쩍대며 넌짓 넘어가고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의 예릉 앞에
서서는 이렇듯 횡수설화하고 있다
강화의 순수한 청년 원범이와
그의 풋풋한 첫사랑 양순이를
도대체 누가 갈라놓은 것인가
대단한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못지않은 풍양 조씨의 국정농단?
그렇다면 불순한 '나'란 자와
제비꽃 같았던 첫사랑 창순이는
왜, 서로 바라보며 울게 됐는가
독재 타도를 위한 시대적 소명감?
다디단 열매만 따먹는 586에 곁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