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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일기 (1986년) - 시인과 촌장

사랑일기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나르는 새들의 날개죽지 위에 첫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인부들의 힘센 팔둑 위에 광장을 차고 오르는 비둘기들의 높은 노래 위에 바람 속을 달려나가는 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저 지친 어깨 위에 시장 어귀에 엄마 품에서 잠든 아가의 마른 이마 위에 공원길에서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의 주름진 황혼 위에 아무도 없는 땅에 홀로 서 있는 친구의 굳센 미소 위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수없이 밟고 지나는 길에 자라는 민들레 잎사귀에 가고 오지 않는 아름다움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겨울밤 차유리창에도 끝도 없이 흘러만 가는 저 사람들의 고독한 뒷모습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

대중 가요 2021.11.18

Ievan polkka(이에반 뽈까) - Loituma

Ievan Polkka 1. Nuapurista kuulu se polokan tahti 누아뿌리스따 꿀루 세 뽈로깐 따흐띠 이웃으로서부터 파티 노래가 들려 와서 jalakani pohjii kutkutti 얄라까니 뽀히이 꿋꾸띠 나의 발을 춤추게 했네 Ievan äiti se tyttöösä vahti 이에봔 애이띠 세 뜃뙤사 봐흐띠 예바의 엄마가 딸을 보고 있었지만 vaan kyllähän Ieva sen jutkutti 봔 뀔래핸 이에봔 센 윳꿋띠 그녀는 엄마를 속여 넘겼지 sillä ei meitä silloin kiellot haittaa 실래 에이 메이래 실로인 끼엘롯 하잇따 아무도 우리의 방해가 되지 않는다네 kun myö tanssimme laiasta laitaan 꾼 뮈외 딴씸메 라이아..

세계 민요 2021.11.17

마시멜로

마시멜로 보통은 추수를 끝낸 논벌엔 볏단이 군데군데 쌓여 있었다 집안의 재산인 쇠의 먹이로도 쓰고 멀리서 찾아든 철새들도 흔연대접하고 낡삭은 초가의 지붕도 새로이 이고 거름으로도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저기 저 거대한 마시멜로는 무엇인가? 합성사료 가격의 20% 수준으로 한 포에 5만 원 하는 곤포사일리지란다 농가 비용 절약에 큰 도움이 되어서 낙곡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밀봉한 것이란다 그렇다면 철새들은 무얼 먹고 겨울을 난단 말인가? 자신들을 AI의 주범격으로 떠벌리는 인간처 양계장으로 날아들 수밖에 성난 철새들을 대표해서 가창오리 떼가 인간들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할 수밖에 육식를 향한 인간들의 끝없는 열망과 자본에 눈 먼 공장식 축산이 문제 아닌가 사실인즉 배고픈 철새들이야 말로 조류독감의 최대..

詩詩한 2021.11.17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 Kris Kristofferson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Take the ribbon from your hair 당신 머리의 리본을 떼어내 보세요 Shake it loose and let it fall 리본을 흔들어 느슨하게 해서 늘어뜨리세요 Layin' soft up on my skin 벽에 비친 그림자처럼 Like the shadows on the wall 내게 살포시 누워 보세요 Come and lay down by my side 이리 와서 내 옆에 누우세요 Till the early morning light 아침 햇살이 비칠 때까지... All I'm takin' is your time 난 그저 당신의 시간을 좀 달라는 것 뿐이예요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

세계 음악 2021.11.16

나는 좀비다!

나는 좀비다! 번드레한 저혈(豬血)은 거부하고 순수하고 담백한 적혈만을 벌컥벌컥 마시고자 하는 나는 지독한 왼손잡이의 좀비다 제 부조리를 합리화하는 온갖 가지의 이데올로기를 억패듯 물어뜯고자 하는 나는 신랄한 반체제적인 좀비다 자본의 신 앞에 넙죽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는 자들을 쫓아가 관계의 밥줄을 끊어버리고자 하는 나는 자발적 가난뱅이의 좀비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소?" 오랜만에 만나본 지인들마다 날더러 좀비처럼 말랐다고 하는데 나는 벌써부터 취생몽사의 좀비다!

세상살이 2021.11.15

Amazing Grace - Peter Hollens feat. Home Free

Amazing Grace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a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놀라운 은혜 얼마나 감미로운 소리인가 그게 나 같은 비참한 인생을 구했으니 난 한때 헤맸으나 지금은 찾았노니 볼수 없었으나 지금은 보노니 ‘Twas grace that taught my heart to fear And grace my fears relieved How precious did that grace appear The hour I first believed 이 은혜는 내 가슴을 무섭게 가르쳤고 은혜가 내 무서움들을 없애 주었으니 내가 처음 믿었던 그때 그 은혜..

세계 민요 2021.11.14

남산 낙엽길

남산 낙엽길 나는 박달나무보다 더 단단한 관념덩어리의 방안풍수다 문 꼭 잠그고 하는 꼬락서니라곤 말만 번지르르한 현학의 헛발질이요 귀만 솔깃하게 만드는 서생의 헛나발뿐 나는 청개구리를 훨씬 넘어선 징글징글하게 말 안 듣는 쇠새끼다 대관절 호시절에는 무얼 하고서 살쩍이 희끗해서야 남산을 오른다고 낯살을 데룽 매달고 사람들을 만난다고 뚝발이 사유일랑 그냥 방안에 둔 채로 까짓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스라! 산열매 내음 몰칵거리는 갈바람 얻어 타고 노랗고 붉은 융단을 빠삭빠삭 밟으며 낙엽길에서 가을볕처럼 어슬렁대자꾸나 그러고 나서 빗장을 풀고 방을 치우고....

詩詩한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