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부부 덕담 무술년 부부 덕담 햇살 이 해수 나는 무술(禁酒)년이 되고 당신은 무연(禁煙)놈이 되어 그런대로 말짱하게 그런대로 무흔하게 우리 백년해락해 봅시다요! 詩詩한 2018.01.04
싸라기눈 싸라기눈 햇살 이 해수 지상의 운율을 도외시하고 분방호탕하게 세상을 유랑하던 자유시가 느닷없이 제 조건을 내세우는 쇠막대기 같은 한천의 정형시를 만나 칩거하고 고뇌하고 마침내 뒤섞이고 타협되어 싸라락싸라락 써내리는 서정시 詩詩한 2017.12.07
그, 헛푸념하다 그, 헛푸념하다 정치적, 사회적 권리를 박탈 당하고 생물학적인 삶 밖에 갖지 못한 존재를 '호모 사케르' 라고 한다지 그럼 자본에 내쫓긴 채 생물학적 삶조차 간당간당한 나 같은 것은 무어라고 불려야 할까 호모 변두리쿠스? 예라, 썩을놈? 詩詩한 2017.12.04
단풍은 죽어서 단풍은 죽어서 햇살 이 해수 강남의 꽃모습 그녀는 죽어서 원판 복원력의 법칙을 남겼는데 산기슭의 꽃단풍 그녀는 죽어서 홍안 불변의 법칙을 남겼더라 詩詩한 2017.11.23
시시한 생 시시한 생 그게 밥이야? 그게 애들 학원비냐고? 군짓일랑 당장 때려치우고 나가서 돈이나 벌어 와 아따, 씸벅씸벅 말하는 본새 보소 차말로 모지락시럽네그려 부조리한 사회에서는 순도하겠다는 시패를 걸었고 눈물겨운 세상에서는 담대무쌍하게 용기를 시초하였는데 근디, 싸목싸목 생각해 본께로 차말로 남사시럽다 詩. 詩. 한 생 詩詩한 2017.11.13
로또는 고엽이다 로또는 고엽이다 햇살 이 해수 혜풍(惠風)이 부는 봄날엔 설렘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유엽이고 녹풍(綠風)이 부는 여름날엔 희원이 푸르청청 무성한 청엽이고 비풍(悲風)이 부는 가을날엔 실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고엽이더라 詩詩한 2017.11.10
노병과 낙엽 노병과 낙엽 햇살 이 해수 시끄러운 광장의 푸르뎅뎅한 옷을 고집하는 저기 노병들은 죽지 않으려고 고래고래 악다구니를 쳐대고 소연한 산기슭의 시붉은 옷으로 갈아입은 여기 노병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조용조용히 사라져 간다 詩詩한 2017.10.31
쑥부쟁이와 나 쑥부젱이와 나 햇살 이 해수 정이 함초롬 맺혀 있는 고향 풀숲에 옥로만 먹고 사는 쑥부쟁이는 애송이들을 주렁주렁 매달고도저렇듯이 환하게 낯꽃피어 있는데박정한, 도시의 사람 숲에돈이 된다 싶으면 훌떡하는 나는이쁘둥이 달랑 두 명 걸쳐 업고는이리도 낑낑대며 오만상을 짓고 있.. 詩詩한 2017.09.29
세상은 허리앓이하는 중 세상은 허리앓이하는 중 요추 5번 신경이 눌린 탓에 열시 방향으로 허리가 굽은 채로 만근의 엄지발가락을 지성껏 모시고 겨우겨우 정형외과에 도착했더니 굴곡진 인생들, 경사진 피사의 탑, 비뚤어진 애국주의, 갸우둥대는 삶의 방식, 기울어진 지구본, 편중된 부의 쏠림 등이 몰려들어 물리 치료실 앞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詩詩한 2017.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