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자락길 안산자락길 정친한 길벗들과 더블어 안산자락길을 돌고 돌아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였다 하나로 연결된 저 길처럼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당신'과 '나'란 현존재의 관계의 고리, 꼭 그리움 같다 詩詩한 2022.11.28
용산역에서 용산역에서 뿌얗게 흐렸던 어제 죽도 밥도 안 되는 대만 영화를 보다가 30년 전 용산역은 어중이떠중이, 삼류, 야매의 군인들이 재수생들이 타관바치들이 대푯집에 모여 앉아 웃음 잃은 막걸리잔에 희망을 찰찰 따라 주며 가혹한 시련을 딛고 빨딱 일어서자고 어깨를 토닥여 주던 정말 그야말로 ‘청춘시련’의 장소였는데.... 라고 혼잣말을 해 본다 詩詩한 2022.11.23
존재 존재 우리는 화려한 도시에서 단풍으로 한시반시 머물다 흐리고 바람이 쌀랑 불고 가을비가 추적거리면 분방호탕한 저 낙엽처럼 들판을 마구 떠돌아다니는 상상력이 대단히 풍부한 디지털 유목인들이다 詩詩한 2022.11.22
겨울 사랑 1 겨울 사랑 1 사람이 살았던 그 시절 요맘떄 다사분주하던 소사 아저씨처럼 나도 정투성이의 사랑난로를 꺼내 언젠가부터 줄곧 춥고 배고프다는 당신의 인생살이 한가운데에다 굼튼튼하게 설치하고 있다 또, 양동이에 온심을 가득 타 와선 사랑의 발화점에 고이 불을 붙이고 숫저운 열정을 활활 태워서 단단하게 얼어 버린 당신의 생을 금시에 녹여서 얼굴에 화기가 사르르 돌게 하리라 싸늘하게 식어 버린 당신의 밥을 뜨끈히 데워서 뱃속에 훈기가 자르르 흐르게 하리라 詩詩한 2022.11.21
오빠 생각 - 최한솔 연주곡 오빠 생각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 귀뚤 귀뚜라미 슬피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우리 동요 2022.11.21
로또 로또 부자과 빈자의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맹렬히 투쟁적 삶을 살아왔다는 반자본주의자 겸 노동자시인이란 자가 세간사 무상하다면서, 다 버리고 훌훌 떠나야겠다면서 천금의 노잣돈을 몽상하며 로또를 샀단다 이런 미친.... 혹시나 해서 번호를 맞추어 보았는데 4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는 한량패 겸 두주불사인 자가 포장마차로 달려가서는, 호기롭게 탁배기로 바꿔 먹고서는 천 만 노동자를 위해 박터지게 싸우겠단다 제대로 미친.... 詩詩한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