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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힐리즘에 빠지다

니힐리즘에 빠지다 두 눈을 곤두세우고 불침번을 서겠다던 가로등도 맥진해져 꾸벅잠에 빠진 한밤 웃음꽃이 함빡 벙그러지던 춘삼월 호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심연 밖을 건너다본다 멀다, 까마아득히 머얼다 먼 데를 보고 있으면 간절히 걸어오는 사람 하나 있다 하 그리웠던 사람! 요렇듯 쓸쓸히 늙어 가고 있는 나를 상상이나 했을까? 몰풍스레 구는 세상 버리고 저 사람을 꼭 만나야겠다 시린 이 봄밤에

詩詩한 202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