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162

그 사내가 해야 할 일 12가지

남들이 생각하는 ‘나’ 말고 비록 허점투성이의 사람이지만 내가 곧잘 알고 있는 ‘참나’ 로 살기 자기 헛헛함에서 비롯된 럭셔리룩으로 뻐기는 울픈 자랑질은 말고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뒷산 오르기 가서 음주가무 사진찍기 놀이 등의 식상한 일상이 되풀이되는 여행은 말고 정처없이 이 숲 저 숲으로 넘노닐다 오기 혼밥이 아무리 쓸쓸하다 해도 밥맛없는 잔풀내기랑 겸상은 말고 홀로 제멋대로 배가 터지도록 밥 먹기 이기의 방자함이 극에 달한 난놈들의 동창회에 기웃거리지 말고 빈익빈한 이웃을 위해 성심성의껏 봉사하기 종교가 어쩌고 수험생이 저쩌고 태아를 빌미로 불참하는 제사상은 말고 다 함께 흔연스레 망인의 생일상 차리기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바처럼 바보천치가 돼 가는 핸드폰의 노비 말고 분방호탕한 들꽃의 행수 머슴으로 ..

세상살이 2020.02.10

사랑을 하면 좋은 20가지

사랑을 하면 좋은 20가지 히죽히죽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야지야 콧노래가 줄줄 쏟아진다 뭘 해도 즐거운 행인이 된다 뭘 먹어도 맛있는 건담가로 변신한다 그 사람을 오, 그린비여! 하고 호칭한다 그 사람에게 나의 단미야! 라고 불린다 향수에 만사무심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 심드렁하던 들꽃의 이름과 꽃말도 퍽이나 궁금해 한다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를 불러 대며 대단히 흡족해 한다 베토벤의 9번 합창을 들으면 위안과 격려 같다며 깊은 감동에 빠진다 지인들에게 유치한 사랑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려 미칠 지경이다 친구들에게 빛나는 커플링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복달 야단이 난다 누구에게나 방시레 웃어 주는 미소 천사가 된다 타인들에게 두루두루 친절하며 쾌히 흑기사를 자처한다 기면증 환자 같..

세상살이 2020.02.06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가지 박박 긁는 마누라가 위대한 사상가를 탄생시킨 것일까? 먹고대학생인 대철학자가 잔소리꾼 악처를 만든 것일까? 어쨌든 그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사람은 그들의 본마나님이었다 공자, 소크라테스! 끔찍한 독재자들은 많이 배우고 수시로 익히고 부단히 사유하고 깨우쳐서 시시비비를 따지며 입바른소리를 당당히 하는 오복간신을 가장 두려워하였다 진시황, 마오쩌둥!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과학기술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공감을 뛰어넘는 그날이 가장 두렵다고 하면서 인간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까막바보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컴퓨터, 스마트폰!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멸의 모어임을 확신하였던 ‘당신’이란 사랑이 ‘당신’이란 추억이 ‘당신’이란 그리움이 시나브로 죽은말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녁, 이 사람아!

세상살이 201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