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162

자식의 정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방송에서 ‘정파’ 얘기를 꺼내 생각나서... 어머니는 지금도 나를 민민투(반제반파쇼민족민주투쟁위원회)라고 생각하신다. 자식의 정파(1) 한양대 학생회관에 민학련 사무실이 있었다. 바로 옆방은 전대협이 쓰고 있었다. 전화기를 공유해서 사용하다 보니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곤 했다. 서로 전화를 돌려주려면 벽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러야 했다. “쿵쿵, 전대협 전화 받으세요.”, “쿵쿵, 민학련 전화 받으세요.” 어머니가 학생회관으로 전화를 걸었다. “네,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입니다.” “...... 고생허는디 너그 말고 민민투 바꿔잉.” 자식의 정파(2) 수배 중일 때 서울 방배동에 살던 누나네 방문은 금기였다. 어머니 상경 소식을 듣고 새벽 2시쯤 찾아갔다. 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

세상살이 2020.07.22

투쟁으로 세상이 달라지냐 굽쇼?

“투쟁으로 세상이 달라지나” 민주노총을 공격하는 동아일보 칼럼(신연수 논설위원) 제목이다. 독립운동가들의 피로 나라를 되찾았고, 4.19로 이승만 몰아냈고, 전태일의 죽음으로 노동자가 깨어났고, 부마항쟁으로 권력 분열이 일어나 박정희가 죽었고, 광주항쟁으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걸 확인했고, 6월항쟁으로 전두환을 굴복시켜 직선제개헌을 쟁취했고, 789노동자투쟁으로 전노협과 민주노총이 탄생했고, 촛불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몰아냈다. 이게 투쟁 아니고 뭐냐?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모든 것을 박탈당하고 박탈하는 이 무시무시한 시대에서 나는 절대로 어떠한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어떠한 불의도 묵과하지 않고 주목하고 시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전태일)

세상살이 2020.07.09

속은 몰라도 겉몸은 자신이 있다고

오늘 여의도 집회가 무산되었기에 악산인 정발산(88M)에 올라 이러고저러고 하다 왔습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저기 자본주의 밖에 살고 있던 순정한 그리움들을 청해서 핏대 선 불화의 언어가 아닌 푸르청청한 숲의 언어로 도심의 황금강 이야기가 아닌 분방호탕한 풀꽃 이야기를 오새도새 나누었던 것입니다. 모처럼 마음자락을 내려놓고 편히 쉬다 왔습니다. 어때요? 몸뚱아리는 그런대로 무사해 보이지요? 하하, 범능의 노랫말마따나 세상살이 다 내려놓고 차나 한잔 할 날이 있겠지요.

세상살이 2020.07.04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이재용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의결(권고)한 대검 수사심의위에 “삼성바이오 회계처리에 불법 요소 없다. 검찰 수사가 무리하다”고 주장하며 삼성을 옹호해 온 김병연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위원으로 참석해 논의를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성균관대의 법학전문대학원 이 모 교수도 위원으로 참석)

세상살이 2020.07.02

대변을 보다가

대변을 보다가 타칭 자칭 무위도식배는 누구나 공짜여행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도처에서 몰려든 사람들과 식도에서 만나 곧장 위장행 버스를 타고 몸속 여행을 떠났다가 밥통지옥에 갇혀서 꼭 죽는 줄로만 알았다 6초 만에 그곳에 도착해 열림이란 글자를 따라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위에서 액액 뿌려대는 몽환제를 맞고 기절했는데 에구구, 상상하기조차 싫지만 만약 예정된 스케줄 대로 진행됐더라면 소화청 소속의 간 쓸개 이자 등의 백정들이 득달같이 달려나와서는 우리 같은 살진 단백질덩어리들을 낱낱이 분해해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작은창 큰창 항문에 데룽데룽 매달아 놓는다고

세상살이 2020.06.27

중용 혹은 중도

중용 혹은 중도 자사가 주장한 중용은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는 중화라는 포괄적 의미의 우주론적 개념이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은 서로 대립하는 양극단을 피하고 그 반중간을 선택하는 실적 이성의 개념이고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는 고행과 쾌락의 중간적 입장에서 편경한 사고를 버리고 방행하자는 개념이고 나란 자가 떠들어 대는 중도는 확증편향에게 기꺼이 백기투항한 달무리와 낡삭은 사고방식의 구년묵이들 사이를 헤잊고 때되면 분연히 일어서는 정바른 시민의 개념이다

세상살이 2020.06.23

양극단을 설명해 주세요!

365일 내내 초호화 체어맨으로 출퇴근하는 이재용과 355일 만에 1평의 철탑 고공농성을 마무리하는 김용희, 개망초처럼 분방한 오른손잡이 조국과 인동초처럼 단단한 왼손잡이 김규항, 삼가 호구가 되길 자처한 남한 권력과 호기로 삼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북쪽 권력, 30년 된 뚜벅이식 달구어진 5층 빌라에서 30년 된 카타콤식 청랭한 지하방으로 내려가는 햇살이네....

세상살이 2020.06.21

임금동결론이라 굽쇼?

이남신과 한석호의 신호탄으로 정규직 임금동결론 양보론이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와 일부 노동계로 번지고 있다. 세월이 가도 어쩌면 그렇게 변함이 없을까? 호황일 때는... 자본은 이윤을 독차지하면서도 어려울 미래를 위해 노동자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불황일 때는 고용 안정을 위해서 노동자가 양보해야 한다고 했다. 해가 나도 비가 와도 해는 자본의 차지였고 비는 노동자의 몫이었다. 우리의 몫은 그 어느 때도 없었다. 과실은 자본의 금고로 들어갔고 책임은 노동자에게 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만한 사람들과 단체들이 기승전 노동자 양보론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주장은 누구에게 득이 되고 누구에게 실이 될까? 몸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 김동성

세상살이 202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