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스님! 이즈음 절간 주위를 온통 붉은 왕관 아니 선풍기 뒤 덮개로 가을단장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자미 보살께서 백일 꽃공양하시느라 편도가 붓고 구토가 치밀고 종기가 나고 치루도 재발하였는데 꽃무릇의 비늘줄기를 약재로 썼더니 씻은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또한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함유돼 있어 탱화를 그릴 때나 단청을 칠할 때에 꽃무릇의 녹말을 찧어서 그리거나 칠하면 좀이 슬거나 색이 바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같이 욕된 사지도 꽃무릇의 줄기와 뿌리로 닦고 바르면 여느 사람들처럼 쓸모 있게 살다가 온전하게 죽을 수 있겠습니다. . . . 해탈?